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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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41화 ★ 이단 처형법

wy 0 2022.12.18

에세네파의 전통적 식사가 끝나자 디저트가 나왔다. 

 

건포도가 올려진 비스킷이었다. 빌립 선생이 하얀 수건으로 입언저리를 닦으며 말했다.

 

우리 에세네파는 빛의 자녀들이고 성전 제사장이나 헤롯의 주위에 있는 자들은 어둠의 자녀들이네.

 

즉 우리가 참된 이스라엘 민족의 맥을 이어 나가고 있는 거지.

 

그래서 우리는 우리 고유의 달력이 있고 무엇보다 성전에서 제사장들이 드리는 동물을 죽이는 제사를 거부한다네.

 

모든 생명체는 살려고 하는 본능이 있는데, 이것들을 죽이는 것은 인간의 선한 본성을 해치는 일이지.”

 

, .”

 

도덕이 뒷받침되는 신앙이라야 참된 신앙이라고 생각하네.”

 

에세네파 중에서도 쿰란 공동체가 제일 모범이 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우리 쿰란 공동체는 다른 유대인들과 완전히 격리되어 독신 생활을 하고 모든 재산을 공유한다네.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허용된 물품은 외투와 내복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는데 그건 조금 후에 말해 줄게.”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호란이 웃으며 다른 질문을 했다.

 

저는 어려서부터 공동체에만 있었는데, 바라바 형처럼 큰 도시에 사는 에세네파도 많이 있나요?”

 

그래, 많지는 않지만, 바라바의 아버님 같은 분도 있고 또 세례 요한도 처음에는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목소리였지.

 

그가 베푸는 세례는 우리처럼 매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만 받는 거였어.

 

육체의 정화보다는 속죄를 위한 세례였는데, 세례를 받는 자체로 그의 조직에 가입하는 징표가 되었지.

 

아직도 그를 따르는 사람이 꽤 많을 거야.”

 

. 할아버지. 저도 그렇게 들었어요.

 

세례 요한 선생이 죽은 후에 그의 제자 일부가 예수 선생 밑으로 들어가긴 했어도 아직 신도들이 상당히 많아요.”

 

디저트를 다 먹은 바라바가 호란에게 말했다.

호란 바라바 collage.png

 

세례 요한 선생은 병자들을 고쳐 주지는 않았는데, 예수 선생은 앉은뱅이도 일으키고 장님도 보게 해 주니까 앞으로 제자들이 더 많이 생기겠지.”

 

.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만큼 또 위험해요.”

 

위험하다고?” 바라바의 질문이었다.

 

. 그런 이적을 보여주니까 사람들이 메시아라고 생각하고 몰려들면 성전 모욕죄나 이단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요.”

 

맞아,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빌립 선생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이단 처벌에 대한 율법이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 성전을 욕되게 한자는 사형.

 

둘째, 신을 참칭하는 자는 사형.

 

셋째, 신을 모독한 자는 투석형에 처한 후 그 시체는 십자가형의 나무에 매단다.

 

이런 형벌들이 있으니까 여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지.”

 

. 그렇군요.”

 

뿐만 아니라 거짓 예언자에 대한 처벌 규정도 있네.”

 

그건 또 어떤 내용인가요?”

 

거짓 예언자란 유대 사람들을 꿈, 마술, 혹은 기적에 의해 배교하도록 만드는 거짓 설교자를 말하지.

 

이들은 의회의 판결을 받아 예루살렘에서 처형되는데 교살형이나 투석형을 하게 되어 있어.”

 

그런 말씀들을 들으니까 어째 으스스하네요.

 

그런데 꿈에 대해서는 우리 조상들이 왕의 꿈을 해몽하여 그 나라의 총리도 되고 하지 않았나요?”

 

, 그랬지. 그러니까 그런 해석을 누가 권위 있게 하느냐가 문제인데, 지금은 가야바 대제사장을 비롯한 안나스 일가가 마음대로 하는 거지.”

 

. 걱정이네요. 제가 이번에 예루살렘에 가서 예수 선생을 만날 일이 있거든요.

 

꼭 눈을 치료받아야 할 사람이 있어서요.”

 

, 그렇구먼.

 

실은 일반 대중이 잘 몰라서 그러는데 예수 선생이 행하는 기적이 그가 메시아라는 증거는 아니네.

 

율법에 기록된 어떤 예언에도 메시아가 귀신을 쫓는다거나 기적을 수행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없으니까.”

 

, 그런가요?”

 

메시아는 이스라엘의 영광을 회복하고 적들을 무찔러서 우리의 왕이 되는 사람이지.

 

병든 사람을 고치고 귀신을 쫓는 사람은 아닐세.”

 

, 지금 기적 수행자나 귀신을 쫓아내 병자를 고친다는 사람은 꽤 많아요.”

 

호란이 계속 말했다.

 

그중에 호니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원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요.

 

심한 가뭄에 호니가 땅바닥에 원을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주님의 위대한 이름으로 맹세합니다.

 

주께서 이 땅에 비를 내려 주실 때까지 이 안에서 꼼짝도 않겠습니다.’라고 소리 질렀더니 곧바로 비가 왔대요.

 

또 랍비 중에도 시몬 벤하이라는 사람은 아픈 사람 안에 있는 귀신의 이름을 부르며 호통을 쳐서 귀신을 쫓아내는데 귀신이 먼저 자기 정체를 밝히고 이름을 말하게 한대요.”

 

귀신이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그럴 경우에는 쫓아내지 못하는데 반 이상은 이름을 말한다고 해요.”

 

, 그런 사람들도 있구나.”

 

바라바가 고개를 끄떡였다.

 

지금 호란이 말한 사람 말고도 기적을 행한다는 사람은 많지만 내가 알기로 예수 선생은 그들과 확실히 다른 면들이 있네.”

 

빌립 선생이 천천히 디저트 그릇을 다 비운 후 계속 말했다.

 

이 땅에 귀신 쫓는 사람이 많은 것은 그것이 장사가 잘되는 사업이기 때문이야. 그들은 대부분 기적이나 마술을 행하고 그 대가를 받지.

 

하지만 예수 선생은 그렇지 않을 거야.”

 

, 저도 그분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돈을 받지 않고 고쳐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

 

그게 뭔가요?”

 

그가 치유 기적을 행함은 그들을 사람답게 살게 하기 위함이지.

 

그러니까 기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의 거듭남이 목적인 거야.”

 

, .

 

그렇게 대답은 했지만, 바라바에게는 루브리아의 눈을 치유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

 

이제 식사 다 하셨으니 말인데 아까 할아버지가 말씀 안 하신 마지막 하나가 뭔지 아세요?”

 

호란이 웃음기 띤 얼굴로 바라바에게 물었다.

 

쿰란 공동체에서 개인적으로 허용되는 세 가지 물품 말이지?”

 

. 외투와 내복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밖에서 변을 볼 때 땅을 파는 막대기에요. 하하.”

 

그거 말이 되네. 하하.” 바라바도 따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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