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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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45화 ★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

wy 0 2023.01.01

요한 님, 그럼 오늘 저녁에 유타나라는 여자를 만나서 변호사비를 좀 도와달라고 부탁해야겠네요.”

 

시몬이 말했다.

 

, 저녁에 저의 어머니와 같이 가기로 했어요.

 

내일이라도 가낫세 변호사를 만나서 계약을 해야 하는데.”

 

잘 될 거예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지금 여기서 시온 호텔에 묶을 수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은 아니지요.

 

우리가 요구하는 액수 정도는 전혀 부담 없을 거예요.”

 

요한이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고 시몬의 말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선생님을 다윗의 자손이라고 갑자기 부르는데 갈릴리에 있을 때는 못 듣던 얘기에요. 그게 사실인가요?”

 

,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또 어떤 사람들은 선생님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냐고 묻더라고요.

 

나사렛이라고 했더니 아닐 거라고 하며 베들레헴으로 믿더군요.”

 

고개를 숙이고 듣고만 있는 요한에게 시몬이 다시 말했다.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 궁금한 게 있는데 요한 님은 아실 것 같아요.”

 

요한이 고개를 돌려 시몬을 바라보았다.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았느니라라고 하셨다는데 천국에 들어가려면 쳐들어가서 뺏어야 한다는 뜻인가요?”

 

[크기변환]1천국 침노 shutterstock_117492877.jpg

 

, 글쎄요. 어려운 말씀이지요.”

 

어떤 때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천국은 침노하라고 하신 것 같아서 좀 어리둥절한 느낌이에요.”

 

. 제 생각에는 천국이 침략을 당한다거나 폭행을 당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이 말씀을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천국은 힘을 떨치고 있다. 그리고 힘을 쓰는 사람들이 그것을 차지한다라는 해석이 어떨까요?”

 

, 그것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시몬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니까 하늘나라는 그 자체로 힘을 가지고 있고, 그 안에 들어오는 사람도 거기에 걸맞은 노력을 하여 힘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 그럼 끊임없는 노력으로 스스로의 힘을 기르라는 말씀이군요.”

 

.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그 말씀을 들으니 좀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역시 선생님이 사랑하시는 제자답습니다.”

 

선생님은 모든 제자를 사랑하시지요.

 

요즘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기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같은 말씀도 조금씩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니까요.”

 

시몬이 고개를 끄덕이고 화제를 바꾸었다.

 

요즘 선생님 기분이 좀 나아지신 것 같지요?”

 

,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뭔가 마음의 준비가 끝나신 듯합니다.”

 

. 선생님을 따르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심지어는 헤롯 궁 안에도 몇 명 있다고 해요.

 

이번 유월절이 무척 기대가 돼요.”

 

시몬의 들뜬 목소리에 요한이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지었다.

 

 

 

 

우연히 요안나의 가마에 타고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온 니고데모는 잠시 꿈을 꾼 것 같았다.

 

아직도 가마 안에서 맡았던 향수 냄새가 그의 옷에 남았다.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 선생을 그렇게 연모하다가 마음을 바꾼 이야기가 다시 생각났다.

 

예수 선생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 마리아는 그 후부터 선생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

 

어느 날 갈릴리 호숫가에서 군중 속을 걸어가는데 선생이 돌아서서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나요?’라고 물었다.

 

언뜻 아무 대답이 없자 다시 제자들에게 똑같이 물었다.

 

제자들이 웃으며 이렇게 많은 군중이 사방에서 밀어대고 있어서 그럴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선생은 고개를 저으며 아니오. 누군가 나의 옷을 만졌습니다.’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선생을 따라오던 여인이 병을 고치려고 선생의 옷에 손을 댄 것이었다.

 

그녀는 십이 년 동안 혈우병을 앓았는데 그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나으리라 생각했고, 손을 대자마자 실지로 출혈이 그치고 병이 나은 것을 스스로 알 수 있었다.

 

마리아는 이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고 깨달았다.

 

그녀가 알던 나사렛 예수는 더 이상 나사렛 예수가 아니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였다.

 

예수 선생은 스스로 떨치는 하늘나라의 힘으로 그의 옷을 만지기만 해도 환자의 병이 치유되는 능력을 보여 주셨다.

 

그는 더 이상 어느 한 여인의 사랑이나 소유가 될 수 없었다.

 

또 조심스럽게 예수의 옷을 만지고, 혹시 야단을 맞지나 않을까 움츠러든 그녀를 바라보는 예수의 얼굴은 자비의 광채가 어렸다.

 

그녀와 오랜 시간 아픔을 함께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얼굴이었다.

 

그 얼굴에는 그러나 언뜻 고통의 그림자도 함께 보였다.

 

마리아는 그 고통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노라고 요안나에게 말했다.

 

과연 그 고통이 무엇일지 니고데모도 생각해 보았으나 짐작할 수 없었다.

 

그가 예수 선생을 은밀히 만났을 때도 그를 바라보는 예수의 슬픈 눈이 떠올랐다.

 

거룩한 성전의 제사장들이나 사막의 예언자들에게도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들의 가르침은 단호하고 율법을 해석하는 자세는 고고했다.

 

니고데모는 만약 예수 선생이 앞으로 어떤 어려움을 당한다면, 누가 그의 옆에서 끝까지 그를 도울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군중들은 원래 변덕이 심하고 그의 제자들도 얼마나 선생을 이해하고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예루살렘의 하루해가 또 저물어 가고 있었다.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 - 마태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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