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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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207화 ★ 베드로와 구레네 시몬

wy 0 2023.08.06

누보와 카잔은 다음날 시온 호텔에서 아침을 같이 했다.

 

어머니에게 잘 말씀드렸어요.”

 

누보의 얼굴이 밝았다.

 

, 그래. 걱정 많이 하시지?”

 

처음에는 그러셨는데 제가 열상단 단원패를 보여드리며, 그동안도 말씀은 못 드리고 여기서 활동했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피는 못 속인다고 하시며, 아버지도 옛날에 독립운동한다고 시카리에 들어가셨다가 일찍 돌아가셨대요.”

 

, 사실 처음 갈릴리 유다가 봉기를 일으킨 때는 지금처럼 난폭한 집단은 아니었지

 

그 후에 그들이 단도를 잘 사용해서 사람들이 시카리라고 불렀지만.”

 

. 그래서 이제 이해를 하셨어요. 아버지처럼만 되지 말라고 하시면서

 

그리고 지난번 보셨던 유리와 앞으로 결혼할 것 같다고도 말씀드렸어요.”

 

아주 좋아하셨겠네.”

 

, 그래서 이제 오반을 꼭 찾아야 해요.”

 

누보가 무교병 큰 덩어리를 입에 넣으며 결의를 다졌다.

 

오늘 오반 친척을 찾으면 미사엘 님에게도 도움을 청하도록 하자

 

이번에 혼자 나발을 구출한 걸 보고 역시 보통이 아니라고 느꼈어.”

 

,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럼 이제 가 볼까요?”

 

두 사람이 말없이 걷다보니 늘 가던 길인데 오늘은 꽤 멀게 느껴졌다

 

문이 열리고 아칸의 부인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아칸은 오늘도 일찍 일하러 나갔다.

 

어린아이 두 명이 어제 빵을 가지고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가까이 왔다가, 빈손을 보고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어제 잘 다녀오셨나요?”

 

카잔이 먼저 물었다.

 

. 술 한 병을 사 가지고 갔었어요.”

 

그녀의 대답이 약간 시원치 않았다.


오반의 친척이 누군지 알아냈나요?”

 

, 오반의 사촌 동생이 있었는데 며칠 전에 일을 그만두었대요

 

그래서 어디로 갔는지 아느냐고 물어봤지요.”

 

그랬더니요?”


누보가 초조하게 물었다.

 

두 사람이 실실 웃더니 앉아서 술을 같이 마시면 알려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나오려다가 콧수염 나신 분 생각이 나서 한잔 같이 마셨어요.”

 

감사합니다.”

 

카잔이 콧수염을 만졌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사마리아 세겜으로 간다고 했대요.”

 

세겜으로요? 오반의 고향이 세겜인가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 무슨 종교를 믿어서 거기로 간대요. 무슨 교라고 하던데

 

미트라교인가요?”

 

, 맞아요. 미트라교! 오반 집안이 옛날부터 그 교를 믿었나 봐요.”

 

, 우리보다 늘 한발 빠르네요.”

 

누보가 허탈해했다.

 

오반의 사촌이 얼마 전 앞집에서 혼자 자다가 괴한에게 습격을 당했는데 그 다음 날 바로 떠났대요.”

 

누보와 카잔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트라교가 무엇을 믿는 교인지는 모르는데 그걸 믿으면 돈이 많이 생긴다고 해요

 

오반도 갑자기 부자가 되었대요.

 

우리도 그 종교를 믿고 싶어서 애들 아버지에게 슬쩍 말했더니 펄쩍 뛰더라고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칸 님은 건강이 좀 어떠세요?”

 

카잔이 화제를 바꾸었다.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다리를 좀 절어요.”

 

수고 많으셨어요. 아이들 빵이나 좀 사 주세요.”

 

카잔이 은전 한 개를 건네주었고 아이들의 귀에 빵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식탁 앞에서 얌전히 과일을 먹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를 보니까 좀 측은한 생각도 들었다.

 

어려서부터 옆 동네라 친하게 지내던 가족이었고, 그녀의 아버지가 갑자기 죽지만 않았어도 지금 예수와 혼담이 오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마리아의 머리를 스쳤다.

 

야고보가 졸린 눈으로 나와서 식탁 옆에 앉았다.

 

어제 늦게 잤나 보구나?”

 

,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니까 얘기가 길어졌어요.”

 

막달라 마리아가 얼른 일어나서 야고보 앞에 빵과 과일을 가져다주었다.

 

고마워요. 역시 마리아 님이 일을 제일 열심히 하는군요.

 

아니에요. 저는 그냥 잔심부름만 조금 하고 있는걸요.”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런데 오늘 밝은 데서 보니까 얼굴이 그전보다 많이 수척하네요

 

무슨 걱정이 있으신가요?”

 

그러고 보니 그녀의 맑은 눈이 더 커졌다

 

아무 대답 없이 고개를 숙이는 막달라 마리아의 얼굴에 슬픔의 빛이 스쳤다.

 

, 얼굴이 조금 안 되었구나

 

요즘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니까 일이 힘들어서 그렇겠지. 좀 쉬어가면서 해라.”

 

, 감사합니다. 어머니

 

그녀가 또 어머니라고 무심결에 했지만, 이번에는 마리아도 가만있었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친 베드로가 누군가를 데리고 마리아 곁으로 와서 인사를 했다.

[크기변환]1베드로 구레네 시몬 collage.png

 

많이 드세요. 어머니. 먼 길 오시느라 피곤하시죠?”

 

어제 잘 쉬었더니 괜찮아요. 장모님 건강은 어떠세요?”

 

. 그냥 그만 하세요. 이제 연세가 있으시니까요

 

이 사람 기억하시지요? 구레네의 시몬이에요.”

 

베드로가 옆에 서 있는 얼굴이 검고 건장한 체구의 사내를 보며 말했다.

 

, 그럼요. 작년 유월절에 갈릴리에서 만났지요.”

 

, 맞습니다. 기억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당연하지요. 그때 아이들도 있었는데.”

 

. 알렉산더와 루포입니다. 이번에는 안 데리고 왔습니다.”

 

이제 많이 컸겠어요.”

 

, 내년에는 같이 와서 다시 뵙겠습니다.”

 

시몬과 베드로가 꾸벅 인사를 하고 마당 밖으로 나갔다

 

마리아가 옆에 앉은 살로메에게 속삭였다.

 

베드로도 1년 만에 팍 늙었구나

 

구레나룻 수염이 반은 하얗게 되었네.”

 

. 그동안 예수 선생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마음고생이 많았었나 봐요."

 

마리아가 한숨을 내쉬었고 노랑나비가 날개를 펄렁이며 식탁 위로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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