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이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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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앞세우고 세계를 뛰는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

wy 0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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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 선생은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달리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 마라토너'이다.

 

그가 항상 입고 뛰는 상의에는 <One World, One Korea, Only Peace>라는 구호가 쓰여 있다.

 

1957년생으로, 곧 칠순을 맞이하지만, 여전히 평화를 향한 행진을 멈출 생각은 없다.

 

마라토너는 많지만, 평화 마라토너는 드물고, 특히 유모차를 앞세우고 세계를 뛰는 마라토너는 강명구 선생이 유일하다.

 

50대 초반에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2015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약 5,200km125일 동안 뒤에서 따라오는 도우미 차 없이 혼자서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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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마라톤인데 하루에 평균 40km를 쉬지 않고 뛴 셈이다.

 

2년 후, 2017년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출발하여 중국 단둥까지, 16개국을 거쳐 약 16,000km를 달려 압록강까지 가서 40일을 기다렸으나 북한 땅을 밟지 못했다.

 

이런 좌절감 때문인지 2020년 그는 뇌경색을 겪게 되었고 재활 기간을 거쳐 다시 뛸 수 있게 되었다.

 

이후 20228월 제주도 백록담을 출발하여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 등 16개국을 거쳐 약 11,000km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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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정의 목표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판문점 미사 집전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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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28일 그는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나, 판문점에서 남북 평화를 위한 미사를 들여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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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을 만나는 강명구의 옷이 뛸 때와 같은 운동복 - 특별히 교황청의 허락을 받음

 

교황은 그때 이미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였으나 그분을 만나 이런 작은 평화의 씨앗을 뿌린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는 충실히 목표를 달성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5년 4월 21일 선종)

 

이번 66일 임진각에서 2회 코리아 평화의 날행사가 열린다.

 

행사의 하나로 제주에서 임진강으로 들어오는 평화의 배 행진이 기착하게 될 몇몇 도시에서, 강명구 선생도 일정에 맞춰 뛰고 걸을 예정이다.

 

만나기로 약속한 강남의 중식당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의 인상에는 불굴의 의지가 서린 강한 눈빛과 마라톤으로 단련된 단단한 카리스마가 묻어났다.

 

대화가 시작되자, 그는 그동안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담백하게 풀어나갔다.

 


 

: 멀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 5년 전 뇌경색이 왔었지만 이제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 다행입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다시 뛰는 최고의 목표는 평화지만, 뛰면서 건강도 좀 회복하리라는 기대도 있다고 하셨는데 그대로 되셨군요.

 

쓰신 책에, 몇 달을 뛰니까 마비되었던 혀가 풀려서 못 불던 휘파람을 다시 불게 되었다고 하셨더군요.

 

얼마 전 책을 출간하셨지요?

 

: 평화 마라톤을 뛸 때마다 책을 썼는데 이번에 긴 제목의 책을 냈습니다.

 

<평화의 섬 제주에서, 평화를 찾아 달려서 바티칸으로>

부제: ‘판문점에 오셔서 평화의 미사를 집전해 주세요!’

 

: ,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강 선생님이 글을 참 잘 쓰신다고 느꼈어요.

 

여러 나라를 뛰면서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예리한 시각으로 알려주었고 평화에 대한 깊은 사색의 장도 군데군데 많았습니다.

 

그동안 쓰신 책들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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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찾아 바티칸으로'는 두 권으로 '유라시아 비단길 아시아 평화의 길'은 세 권으로 출간.

 

유모차를 앞에 놓고 밀면서 마라톤을 하셨는데 유모차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고 얼마나 무겁나요?

 

: 꽉 차게 실으면 1주일 입을 거 먹을 거를 실을 수 있어요.
그게 한 70kg 정도 됩니다.

인터넷에서 쌍둥이용 유모차로 샀습니다.

 

: , 그렇게 무거운 것을 밀면서 뛰었다는 것이 잘 상상이 안 되네요.

바퀴가 몇 개인가요?

 

: , 바퀴가 3개 달려있는데 포장도로에서는 그다지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 안에는 식량, 텐트, 침낭 등이 있는데 아무래도 마실 물이 제일 많고 무겁지요.

 

: 그동안 뛰면서 제일 어려웠던 때는 언제였나요?

 

: 미국 횡단할 때 무지원이었는데 (지원하는 자동차가 뒤에서 따라오지 않고 혼자 유모차를 밀면서 뛰는 마라톤) 네바다 사막을 지날 때가 힘들었어요.

 

1주일 식량을 실었는데 중간에 물을 마실 곳이 없었어요.
유모차에 있는 물로는 어림도 없고 40도 사막에서는 물이 따스해져서 갈증 해소가 안 됩니다.

 

너무 겁이 나서 사막에서 나오려고 했어요. 물 떨어지고 식량 떨어지면 위험할 것 같아서요.

지금은 모르지만 당시 2015년에는 사막에 핸드폰 신호도 안 떨어졌어요.

 

그러던 중 마침 페이스북에 누가 글을 남긴 것을 보았는데 제가 네바다 사막을 뛰어 건넌다는 말을 듣고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었어요.

 

알고보니 며칠 전 사막에 들어서기 전에 마땅히 머물 곳이 없어서 개인 집에 들어가 신세를 졌는데 바로 그 사람이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바로 네바다 카운티 도로관리국장이었어요.

 

그래서 도로를 관리할 겸 저에게 샌드위치와 식수를 갖다주고, 사막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가르쳐줘서 무사히 네바다 사막을 건널 수 있었어요.

 

: , 살면서 그런 도움을 받는 분을 만나는 것을 귀인을 만났다고 하는데, 강 선생님은 뛰면서 많은 귀인을 만나셨을 것 같습니다

 

평화 마라톤에 감명받아 도와준 사람들도 있었겠지요.

이후 귀국하신 건가요?

 

: , 사실 2015년에 미대륙 횡단 마라톤을 할 때만 해도 저는 평화나 통일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큰 유모차를 사서 달리다 보니 유모차 앞이 좀 허전해서 언뜻 생각난 것이 평화 통일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구호를 써 붙이고 달리다 보니 그럴듯했고 어느새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 거였어요.

 

: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이름이 결정되어 불리니까 평화 마라토너가 되셨군요.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는 그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꿈 - 김춘수)

  

그 후 25년 만에 귀국하신 건가요


: . 미대륙 횡단 마라톤을 해보니까 이제 한국에서 평화 통일 운동을 하고 싶어서 귀국했습니다.

사실 너무 오래 외국에 있다 들어와 보니까 말만 통하지 거의 외국 같았어요.

그래서 남한을 일주하면서 우리 국토 곳곳에 신고한다는 생각으로 동서남북 일주를 했는데 약 4,900km를 뛰었습니다.

 

: 그럼 이후에는 무지원은 아니고 베트남이나 인도 가실 때는 누가 따라왔나요?

 

: 2018년쯤 후원회를 조직하고 싶었는데 아무도 안 도와주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무조건 뛰자, 생각하고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출발 행사를 하는데 송 모 의원의 가족이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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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어떤 지원이 있는지 물어보시고 없다고 하니까 그분이 전세 사시는데 혹시 주인이 전세금 올려달라고 하면 줄려고 준비한 비상금 중 상당한 액수를 후원금으로 내어놓으셨어요.

 

그 돈으로 이제 굶으면서 뛰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힘이 났어요. 잠은 노숙해도 되니까요.

 

그래서 201791일 헤이그의 이준 열사 기념관에서 아침에 출발하는데 프랑스 교포가 올라와서 같이 뛰고 또 후원금을 주셨어요.

마침 베를린에서 유모차가 고장이 났는데 그 돈으로 튼튼한 스웨덴 유모차를 구입했지요.

 

또 불가리아 교포께서 차를 지원해 주셔서 터키부터는 차가 뒤에서 따라왔지요.

 

: 대단히 고마운 분들이시네요.

 

이때 201810월까지 14개월을 뛰셨는데 압록강 앞에서 북한에 못 들어가서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그때 뭔가 북한과 사전 교류나 교감이 좀 없었나요?

 

: 제가 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남북한 관계가 경직된 상태였습니다.

 

제가 거기까지 뛰어가는 데 성공만 하면 그 소식을 듣고 북한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까 기대했었어요.

 

아닌 게 아니라 제가 북경쯤 도착했을 때 북한에서 저에 대한 신원조회 요청이 왔어요.

 

그래서 제가 맘껏 가슴이 부풀었는데 압록강에 도착해도 소식이 없어요.

 

가만 생각해 보니 그때 남북 관계가 너무 좋아져서 저를 이용할 필요성이 없어진 거예요.

 

: 아이러니하네요. 그럼 그 후에 바로 남북 관계가 좋아졌나요?

 

: 제가 압록강에서 40일 정도 기다리고 있을 때 능라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왔었고 곧 트럼프와 하노이 회담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 . 결국 그 회담도 잘 안되었지요.

 

이후 2020년에 뇌경색을 겪으셨는데 당시 갑자기 그런 일이 일어났나요?

 

: 그날 일요일이었는데 달리기 모임이 있어서, 뛴 후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서 원불교 교단에 갔는데 컨디션이 이상하더라고요.

 

끝나고 교무님과 대화하는데 말이 좀 이상하게 나왔어요.

 

: 당시 혈압은 어떠셨나요?

 

: 조금 높았었는데 제가 건강을 과신했어요.

 

많이 뛰면 혈압이 떨어지고 반신욕을 하니까 문제없다고 생각했어요.

 

여하튼 그날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멈출 때 다리를 땅에 대는데 오른 다리에 힘이 빠져서 오른쪽으로 몇 번 넘어졌어요.

 

근데 그때도 뇌경색인지 몰랐어요.

 

집에 와서 힘들어서 라면 먹고 한잠 잔 후 어머니와 대화를 하는데 말이 더 이상하게 나와서 그제야 병원에 갔어요.

 

그러니까 골든 타임을 몇 시간 놓친 거예요.

 

처음에는 거의 못 걸을 정도였는데 이후 병원에서 재활 운동을 좀 하고 퇴원해서 계속 오전에 18km씩 걷기 시작했어요.

 

: , 다시 강훈련을 하셨네요.

 

: 처음에는 오른 다리가 잘 안 들려서 신발 앞꿈치가 자꾸 걸리고 해져서 1~2주일 지나면 바꿔야 할 정도였어요.

 

: , 뇌경색 이후에 대단한 의지로 많이 회복이 되셨군요.

 

여하튼 이런 울트라 마라톤을 하면 몸무게 변화가 클 텐데, 미국 대륙횡단 하셨을 때 시작할 때와 끝났을 때 몸무게 변화가 어떻게 되었나요?

 

: 그때는 행글라이더, 스키 등 여러 운동을 했을 때라 자신감도 있었고 몸무게를 자주 재어 볼 만한 곳도 별로 없었어요.

 

확실치는 않은데 아마 5kg 정도 빠졌던 것 같아요.

 

마라톤 시작 전에도 워낙 빠져있는 상태였어요.

 

: 당시 유모차에는 물 외에 주로 어떤 음식이 들어있었나요?

 

: 미국 횡단할 때는 쌀하고 김치를 가져가서 한 열흘 이것만 먹었어요.

 

네바다 사막은 덥지만 습도가 없어서 잘 썩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참치캔 등도 좀 가지고 가서 끓여 먹으면 최고지요.

 

그리고 비상식량으로 도넛도 좀 가지고 갔어요. 에너지 보충을 위해서요.

 

: 질문의 순서가 좀 바뀐 것도 같은데 미국에서 25년간 잘 자리 잡고, 여러 운동도 즐기다가 한국의 평화 통일 운동을 위해 귀국할 결심을 한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제가 청춘을 미국에서 보냈는데 과연 잘 먹고 잘사는 것으로 인생을 끝내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들었어요.

 

그래서 미국 횡단을 하다 보니까 평화 통일을 위해 앞으로 여생을 보내야겠다는 결심이 저절로 생긴 것 같아요

 

다른 특별한 계기는 없었습니다.

 

: 네 아까 이야기한 이름을 부르니 해야 할 일을 하게 되는 순서였군요.

 

제가 보내드린 임진강의 노래들어보셨지요?

 

임진강의 노래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0ycnYGP-JT8

 

: 네, 이 노래는 이번 66일 행사에 부를 예정인가요?

 

: , ‘2회 코리아 평화의 날행사가 66일 임진각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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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일부로 제주에서 강화도를 거쳐 임진강으로 들어오는 평화의 배 행진이 기착하게 될 목포~광주~군산~평택~인천에서 시민 평화 만남을 계획 중입니다

 

강명구 선생님도 526일부터 66일까지 일정에 맞춰 뛰고 걸을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진강의 노래는 이번 행사의 주제곡으로 부를 노래입니다.

 

: , 그렇군요. 저도 열심히 뛰어서 임진각으로 가겠습니다.

 

: 여러 번 인간의 한계를 울트라 마라톤으로 뛰어넘고, 심지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아직도 제주에서 임진각으로 달리고 있는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 선생이 가장 바라고 추진하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 , 저는 북한 한번 들어가 보고 싶어요.

 

길이라는 것이 원래 있어서 길이 아니라 처음 다녀온 사람이 길을 내고 그 후 많은 사람이 다니면 길이 되듯이, 저도 마라톤으로 북한 땅을 밟아 길을 내고 싶어요.

 

사실 북한이 헌법에도 나와 있는 내 나라이고, 내 아버지의 고향인데 여기를 가는 것이 불법이 되어있지요.

 

불법이 빨리 합법이 되기를 바라지만, 이런 날이 쉽게 오지 않더라도 저는 여러 방법을 통해서 꼭 북한에 길을 내고 싶습니다.

 

위험한 길일 수도 있지만 제 한 몸 바쳐서 북한으로 길을 내면 그 이상 영광이 없겠지요.

 

더욱이 제가 쌩쌩한 몸도 아니니까요.

 

: , 더욱 건강하셔야지요.

 

앞으로 정치적으로 뭔가 좋은 계기가 있기를 바랍니다.

 

: , 트럼프가 문제의 인물이긴 하지만 남북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번 8.15가 광복 80주년인데 교동도부터 독도까지 국토 행진을 하려 합니다.

 

: 교동도는 강화도 왼쪽에 있는 북한에서 불과 2.4km 떨어진 섬이지요.

 

독도에 가서는 어떤 행사를 할 계획인가요?

 

: 거기서 한복 패션쇼를 할 겁니다.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무궁화 한복과 태극기 한복이 있는데 모델 10여 분이 나와서 멋진 패션쇼를 펼칠 것입니다.

 

무용하는 분들의 통일 기원 춤도 보시고 소리꾼들 소리도 같이 즐길 수 있지요.

 

: 교동도에서 독도까지 며칠 예정하시나요?

 

: 20일 정도인데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DMZ는 통과 안 하고 한강 하구에서 한강길 따라서 대관령 넘어서 강릉에서 배 타고 독도로 가려 합니다.

 

중간중간에 춤 퍼포먼스도 할 예정입니다.

 

: , 오늘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번 8.15 행사는 물론, 마라톤으로 북한에 길을 내는 소원이 반드시 이루어지시기 기원합니다.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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