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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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89화 ★ 황금 성배의 비밀

wy 0 2025.05.04

길고 잘 다듬어진 턱수염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은 후 시몬이 물었다.

 

사라 님은 열성단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있나요?”

 

저는 자금 지원을 총괄하고 있어요.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사라의 말을 호란이 옆에서 도와주었다.

 

사라 님의 선친께서 바로 전임 열성단 단장이신 사무엘 님이세요.

 

오늘 교주님께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셔서 이제 황금 성배를 저희에게 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성배의 지도에 있는 보물을 찾아서 교주님께도 충분히 사례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주가 빙그레 웃으며 호란을 기특한 듯 쳐다보았다.

 

호란 씨는 성배의 비밀을 아직 정확히 모르고 있구먼.

 

성배의 보물은 물론 엄청난 재산이 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소.”

 

시몬이 사라를 바라보며 혹시 아느냐는 듯 눈썹을 올리는 시늉을 했다.

 

그녀가 어깨를 으쓱하자, 시몬이 목을 가다듬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백성이 금송아지를 섬기는 것을 보고 분노한 모세가, 십계명 석판을 깨뜨린 후 새 돌판 두 개를 가지고 시내산에 올라가 다시 십계명을 받았으나 결국 가나안 땅을 들어가지 못하고 운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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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직전에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불꽃이 다시 모세의 마음에 들어와 그를 감화시키는데그것을 기록한 문서가 성배의 가장 중요한 보물입니다.”

 

그럼, 십계명을 다시 고쳐 쓴 건가요?”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유대교의 거룩한 성전이 예루살렘은 아니라는 것, 그 죄악의 도시는 무서운 침입자들의 군화에 짓밟혀 피가 강을 이룰 거라는 예언이 있을 거예요.”

 

그것을 어떻게 아시나요?”

 

호란의 목소리였다.

 

내가 가장 존경하던 분의 계시가 그랬으니까 그렇게 믿을 수밖에바로 빌립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오.”

 

할아버지는 저에게 그런 말씀은 안 하셨는데요?”

 

선생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다면 미처 말씀을 못 하셨겠지.

 

여하튼 성배의 보물은 호란 씨가 필요하다면 다 줄 용의도 있소.

 

하지만 모세의 마지막 유훈을 간직한 황금 성배는 그 자체로 대단한 상징적 의미가 있지요.

 

그것을 누가 소유했느냐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배의 원래 주인은 에세네파이고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잖아요!

 

호란이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이렇게 호란 씨를 보니까 갑자기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오르네요.”

 

시몬이 앉은 자리에서 몸을 앞으로 내밀며 호란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모세가 영원히 살 수 없어서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었듯이 성배의 주인도 어느 한 집단이 영원히 소유할 수는 없는 것이오.

 

미트라교와 에세네파가 동시에 성배의 주인이 되는 것은 어떻겠소?”

 

호란과 사라가 이게 무슨 말인가 하는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내 딸 미리암이 아직 나이가 좀 어리나 내년에는 12살이 되오.

 

2~3년 후에 적당한 배필을 고르려 했는데 호란 씨와 내년쯤 가정을 이룬다면 두 단체가 하나로 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오.”

 

사라와 호란이 잠시 할 말을 잊었다.

 

쿰란에 미트라교 분교를 설립 후 에세네파를 흡수할 계획인가요?”

 

사라의 날 선 질문이었다.

 

하하, 에세네파 입장에서 들으면 흡수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으나 우리 미트라교는 전쟁의 신 황소, 빛의 신 태양, 풍요의 신 여호와의 힘이 모인 곳이오.

 

앞으로 적어도 100년 후에는 미트라교가 로마에도 뿌리내리고 번성하여 1225일을 로마 시민의 최대 축제로 경축하게 될 것이오.

 

이미 로마 군인들 사이에는 미트라교를 믿는 백부장은 물론 천부장도 많소이다.

 

종교도 지역과 역사를 따라서 변하는 것으로서, 미트라교가 페르시아의 배화교에서 나왔으나 새로운 종파로 우뚝 섰듯이, 에세네파와도 진리를 공유하며 더욱 발전된 종교가 될 수도 있을 것이오.”

 

사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게 어려운 말씀은 저는 잘 모르겠고요, 황금 성배에 물을 담아 마시면 만병통치약이 된다는 소문도 있던데 성배가 그런 기능도 하나요?”

 

그건 사실이 아니지만, 그렇게 믿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소이다. 

 

어렸을 때 배가 아프면 엄마 손이 약손이다라고 하면서 배를 슬슬 엄마가 어루만지면 낫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그러니까 믿으면 병도 낫고 꿈도 이루어지는 사람이 많아요.

 

어떤 종교를 믿는가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지요.

 

그래서 에세네파도 마음을 활짝 열고 우리와 뜻을 같이하여 세상에 평화와 번영을 나누어 줍시다.

 

진리보다 자기 종교를 더 중히 여기는 사람은 자기 종교보다 자기 교파를 더 사랑하고, 자기 교파보다 자기 가족을, 마침내는 자기 가족보다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말지요.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종교인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교주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나왔다.

 

, 두 사람에게 솔직히 말하리다.

 

황금 성배는 돌아가신 빌립 선생님이 살아오셔서 달라고 해도 지금 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이번 갈릴리 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없어졌기 때문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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