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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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91화 ★ 격투, 헤스론 vs 우르소

wy 0 2023.06.11

재판소 안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피고석에 있던 루고가 마나헴이 있는 단 위로 성큼 올라갔다.

 

선고 유예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부터 근위대 백부장으로서 바라바를 잡는 데 힘을 보태겠소.”

 

그러세요.”

 

마나헴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재판소 출구는 마나헴의 부하들이 지키는 가운데, 재판에 참석한 사람들이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맥슨이 루브리아 옆에 와서 말했다.

 

아가씨도 이제 나가셔야합니다.

 

루브리아가 어찌할 줄 몰라 사라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우당탕 소리와 함께 비명이 들렸다.

 

돌아보니 출구를 막고 있는 놈들을 헤스론이 때려눕히는 소리였고, 남아 있는 사람 중 반 이상이 합세하여 경비대원을 공격하고 있었다.

 

족히 30여 명은 되어 보였다

 

출구를 지키는 경비대원도 모두 합하여 그 정도밖에 안 되었다.

 

다치고 싶지 않으면 모두 비켜라.”

 

헤스론이 큰소리를 지르며 쇠몽둥이를 휘둘렀다

 

몇 사람의 칼이 튕겨 나갔다

 

그 위세에 눌려 앞에 섰던 경비대원이 뒷걸음쳤다.

 

이놈이 힘 좀 쓰는구나.”

 

출입구의 맨 뒤에 서 있던 우르소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우루소 헤스론 collage.png

 

두 거구가 마주 보는데 곰의 두 눈과 황소의 한 눈이 중간에서 불꽃을 튀겼다.

 

우르소가 한쪽 눈을 가린 안대를 풀었다.


상대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카잔의 엄지 손가락에 찔린 빨간 눈이 섬찟했다.

 

손에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 우르소를 보고 헤스론이 말했다.

 

눈도 성치 않은 놈이 무기도 없네. 어서 칼을 잡아라.”

 

그 정도 몽둥이는 맨손으로도 문제없다. 어서 덤벼라.”

 

헤스론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한 후 몽둥이를 옆에 있는 로벤에게 주었다.

 

그럼 나도 맨손으로 몸 좀 한번 풀어볼까?”

 

등 뒤로 출입구를 막고 있는 우르소에게 헤스론이 한 발 한 발 다가갔다.

 

이때 뒤에 있던 경비대원이 창으로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

 

창끝이 들어가려는 순간 곰 같은 몸통이 갑자기 제비처럼 옆으로 돌았고, 창이 허공을 가르는 것을 느낀 경비대원은 동시에 명치에 불덩이가 박히는 듯한 통증으로 주저앉았다.

 

헤스론의 몸놀림이 워낙 빨라 그의 앞발이 상대방을 치고 나오는 것을 본 사람은 몇 안 되었다.

 

경비대원들이 한 발씩 더 뒤로 물러났고 헤스론도 한 발짝 더 우르소에게 다가갔다.

 

오른발을 딛는가 했더니, 헤스론의 몸이 공중으로 솟구치며 우르소의 얼굴을 왼발로 걷어찼다.

 

우르소가 그의 발을 피하며 바닥으로 엎드렸다

 

그렇게 움직일 것을 짐작이라도 한 듯이 헤스론의 오른 무릎이 우르소의 턱을 강타했다.

 

우르소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놈 별거 아니네.”

 

신이 난 헤스론이 천천히 일어나는 우르소를 향해 다시 몸을 돌리며 복부를 옆차기로 명중시켰다.


하지만 우르소가 넘어지지 않고 오히려 헤스론의 발목을 잡았다.

 

당황한 헤스론을 우르소가 공중으로 한 바퀴 크게 돌리며 로벤이 있는 쪽으로 집어 던졌다.

 

우당탕 소리가 크게 난 후 헤스론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일어났다.

 

다시 천천히 우르소에게 다가간 헤스론이 이번에는 레슬링 자세로 덤벼들었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엉겨 붙었다.

 

그야말로 시꺼먼 황소와 불곰이 생사를 걸고 싸우는 모습이었다.

 

키는 헤스론이 조금 더 컸으나 체격은 우르소가 더 단단해 보였다

 

잠시 맞붙어 어느 쪽으로도 밀리지 않는 두 사람의 얼굴이 모두 벌겋게 상기되었다.

 

우르소의 입에서 쁘드득이빨 소리가 들리며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

 

헤스론이 뒤로 반걸음 밀려났다.

 

계속 밀어붙이는 우르소에게 몇 발짝 더 밀리던 헤스론이 슬쩍 주저앉는가 싶더니, 오른발을 우르소의 배에 대고 그의 미는 힘을 이용하여 뒤로 던져 버렸다.

 

우르소가 날라가 떨어진 자리에 있던 재판소 의자가 박살이 났다.

 

먼지를 털며 일어난 우르소가 목을 으쓱거린 후 다시 돌진했다.

 

그가 머리를 들이밀며 헤스론의 가슴을 파고들었고, 헤스론은 우르소의 목을 오른팔로 휘감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우르소가 두 손을 깍지 끼며 헤스론의 허리를 당겨 꺾기 시작했다.

 

격투기 대회에서 걸리는 사람마다 허리를 부러뜨린 우르소의 특기였다.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 곧 둘 중 하나가 죽거나 큰 부상을 당하리라 생각했다.

 

우르소의 목이 먼저 부러지든지 헤스론의 허리가 먼저 꺾일지 모르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헤스론의 입에서 하는 소리가 났다.

 

조용히 다가온 마나헴이 단도로 그의 옆구리를 찌른 것이다

 

우르소를 조이던 팔이 풀렸다.

 

마나헴의 움직임을 누구도 주시하지 않은 것이 실책이었다.

 

이 비겁한 놈이!”

 

아몬이 분노하며 마나헴에게 칼을 휘둘렀다

 

동시에 로벤을 비롯한 대원들이 출구를 막고 있는 경호원들에게 덤벼들었다.

 

바라바도 모자를 벗고 출입구를 향하여 돌진했다

 

엄청난 기세에 경호원들이 후퇴하며 출입구까지 통로가 열렸다.

 

바라바가 헤스론을 돌아보니 그의 옆구리에서 피가 분수같이 솟아 나왔고, 우르소와 같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아몬, 빨리 헤스론을 업고 먼저 나가라. 로벤도 도와줘.”

 

로벤이 마나헴과 상대하는 동안 아몬이 헤스론을 업고 나왔다.

 

빨리 헤스론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

 

바라바가 한 손으로 출입구를 열고 말했다.

 

아몬이 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헤스론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오늘은 마나헴을 용서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벤 비켜.”

 

자신에게 다가오는 바라바를 보는 마나헴의 눈동자가 커졌다.

 

. 놈은 요셉의 아들 아니냐

 

지난번에 바라바가 아니라고 해서 풀어주었는데, 정말 네가?”

 

밖에서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 이제 구호 소리가 더 켜졌다.


가야바는 물러가라!’ 

 

엉터리 재판이다!’

 

재판소 바닥에는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는 경비대원 여러 명이 쓰러져 있었다

 

바라바가 로벤이 들고 있던 칼을 건네받으려는 순간 허공에 은빛이 번쩍였다.

 

마나헴이 바라바의 가슴으로 던진 단도였다

 

간발의 차이로 단도가 비켜 가며 뒤에 있는 나무 벽에 박히는 소리가 울렸다.

 

마나헴이 지팡이 속에서 또 하나의 단도를 꺼냈지만, 이번에는 바라바의 칼이 더 빨랐다

 

어느새 마나헴의 목에 섬뜩한 칼의 냉기가 느껴졌다.

 

단도를 버려라.”

 

마나헴이 단도를 그 자리에 떨어뜨렸다.

 

네가 우리 가게에 불을 질렀지?”

 

바라바의 목소리가 떨리는 듯했다

 

마나헴이 무슨 대답을 하려고 얼굴을 실룩거리는데 뒤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바라바가 돌아보니 루고가 루브리아의 목에 단도를 바짝 들이대고 있었다.

 

칼을 즉시 버리지 않으면 이 단도가 피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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