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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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39 화 ★ DNA 검사

wy 0 2019.04.13

 

 

선희를 무고죄로 고소한 것을 취하 하시라고 했지만 신장로님은 요지부동이었다. 

 

이 모든 일들은 사필귀정의 수순이고 그 가운데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가 있다는 것이다.

 

서준은 자신이 방주를 위해 선희를 몇 번 만나서 처벌 불원서를 쓰게 했으며 이제 곧 방주가 나올텐데 모든 일을 원만히 끝내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지난 번 베로나 음식점에 CCTV가 있다는 것을 알고 즉시 우순남 형사계장에게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꺼냈다가 다시 집어 넣었다.

 

우계장이 CCTV를 보는 순간 모든 것이 확실해지고 방주나 선희 한쪽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

 

처음에는 선희가 틀림없는 꽃뱀이라 생각했으나 이제는 확신이 없었다.

 

사무실 유리창 밖으로 보이던 가로수의 노란 단풍잎이 하루 저녁 비바람으로 반은 떨어져 버렸고, 지금도 누런 잎새 하나가 공중에서 좌우로 흔들리며 내려 앉고 있었다.

 

치즈 케이크 박스에 묻혀 들어온 작은 단풍잎을 보고 좋아하던 선희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시점에서 CCTV의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누구의 말이 사실이든 한쪽은 오랜 시간 구속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생 이유와 상관없이 최선의 결론은 방주가 무혐의로 나와서 목사 직을 계속 유지함과 동시에 선희도 처벌을 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장로님이 고소를 취하해야 하는데 고집을 꺾지 않으신다.

 

“김혜순 기사는 잘 진행되고 있지?”

 

언제 다가왔는지 바로 뒤에서 주기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사진 몇 장만 더 집어 넣으면 편집부에 넘길 수 있어요.”

 

“음, 근데 그 영화배우가 정치인 김영중 의원과 동거했고 딸이 하나 있다는 루머는 알고 있나?”

 

“근거 있는 애기인가요?’

 

서준은 ‘사랑의 시간’ 영화스토리가 떠올랐다.

 

주기자가 오동통한 손가락 사이에 낀 볼펜을 한 바퀴 돌리며 말했다.

 

“루머는 근거는 없지만 이유가 있어서 생기는 겁니다.

 

아니 땐 굴뚝도 연기 나는 세상이야. 

 

우리는 연기 나는 이유만 찾으면 되는 거지.

 

그 딸이 지금 대학생쯤 됐을 거야. 그 아이를 찾아봐.”

 

그가 서준을 똑 바로 쳐다보며 덧붙였다. 

 

“내가 특종 정보 주었으니까 최기자가 다음에 맛 집에서 한 잔 사야 해.”

 

그 말을 듣자 서준의 뇌리에 언뜻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주선배, 올 여름에 맛 집 취재할 때 혹시 충무로의 ‘베로나’ 했던가요?”

 

“베로나? 그럼 거기 내가 크게 내 주었지.

 

음식이 한국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 이태리식이니까…”

 

“그 집 사장도 아시나요?”

 

주기자가 서준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사람 좋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허허,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집 사장이 내 처남이긴 해.

 

하지만 그래서 ‘베로나’를 맛 집으로 선정한 것은 절대 아니야.

 

이차장이 그런 엉뚱한 소리를 하던가?”

 

두 사람의 눈동자가 살짝 마주쳤다.

 

“아닙니다. 주선배 같은 분이 그럴 리가 있나요.

 

여하튼 제가 김혜순 특종 쓴 다음 이왕이면 베로나 가서 크게 한 번 쏠게요.”

 

“허허, 그래 그래. 그집 정말 음식 맛이 똑 떨어져요..”

 

긴장이 풀린 듯 주기자가 입맛을 다시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잠깐만요. 주선배께 부탁이 하나 있어요.”

 

서준이 베로나의 CCTV 영상을 좀 봐야겠다는 말을 했고 주기자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냐는 질문에는 아니 땐 굴뚝에 나는 연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주기자가 쩝~ 하니 입맛을 다시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최선의 결론을 만들기 위해 신장로님을 설득하는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었다.

 

방주가 실제로 선희에게 성추행을 했다면 그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확률은 반반이고 서준은 어느새 성추행이 있었다는 쪽에 희망을 거는 자신을 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인터넷의 J일보 인명록에서 ‘김영중’을 찾으니 세 사람이 나왔다.

 

그 중 한 사람은 지방 대학 학장이고 또 한 사람은 연극 배우였다.

 

정치인 김영중의 이력은 길었고 어딘가 얼굴 윤곽이 갸름하니 선희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종교는 기독교라고 써있었고 취미는 골프와 바둑으로 되어있는데, 한일 국회의원 친선 바둑협회 회장으로 활약한 기록이 있었다.

 

서준은 포탈 사이트에 들어가 그에 대해 언론에 난 기사를 찾아보았다.

 

7년전 기사가 제일 많이 눈에 띄었는데 김영중 의원이 4선을 앞두고 돌연 개인적 사정이라며 지역구 후보를 사퇴 한 기사였다.

 

D일보는 그가 60도 안 된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려서 정치 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거라는 추측성 기사를 썼는데 김의원 비서관이 극구 부인하였다.

 

하지만 며칠 후 그 신문은 김의원이 얼마 전 바둑협회 명사 초대석에서 대국 했던 프로기사의 이름은 물론 승패도 기억 못한다는 동료 의원의 말을 익명으로 전했다.

 

다른 신문들도 그의 사퇴를 크게 다루며 그 이유를 나름대로 추측했는데 어느 주간지는 그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루머도 있다고 했다.

 

이후 김의원에 대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포탈 사이트를 빠져나가려는 서준에게 M일보의 작은 기사가 눈에 번쩍 띄었다.

 

<김의원 친자 확인 소송-  DNA 검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이와 같은 제목으로 2년전 M일보에 난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김영중 의원을 친아버지라고 주장하는 20대 청년이 수년간 금품을 요구하며 친자 확인 소송을 했으나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25살의 손모씨는 자신이 김의원의 아들이라고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들었다며 2년 전 가정 법원에 친자 확인 소송을 냈으나 DNA검사가 불일치하게 나왔다.

 

김영중의원은 현대의학의 덕분으로 소송의 승리와 가정의 평화를 얻은 셈이다.>

 

기사는 이렇게 끝나 있었고 검사 결과, 친자가 아니었으므로 별로 큰 뉴우스는 되지 않은 성 싶었다.

 

서준이 잠시 머리를 가다듬어 보았다.

 

혹시 손모씨가 손중기라면  선희가 김영중씨의 핏줄인지를 그가 알고 있을 것이다.

 

서준은 휴대폰에 저장 돼 있는 손준기의 전화 번호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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