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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세계에서 마주하는 진실의 목소리.
장편 「소설 바라바」를 비롯한 이야기의 숲.

소설 바라바

바라바 470화 ★ 사라의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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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470화 ★ 사라의 서신


 기다리던 사라의 서신이 도착했다.

 

바라바는 숨을 한 번 길게 내쉬고 두터운 서신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바라바 오빠, 오빠가 보낸 서신 잘 받아 보았어요.

 

처음에도 예상은 좀 했지만 역시 여러 가지 일들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나 보네요.

 

더욱이 갑작스러운 황제의 서거 소식에 더욱 걱정돼요.

 

우선 그동안 여기서 일어난 일들을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사마리아 침공에 대한 문책으로 빌라도 총독이 경질된 후 곧 대제사장이 안나스의 큰아들인 요나단으로 바뀌었어요.

 

또 마나헴과 우르소도 징계를 받았는데, 마나헴은 요나단의 도움으로 가벼운 감봉처분으로 끝났으나 우르소는 카멜수용소로 끌려갔다고 해요.

 

마나헴은 정말 운이 좋은 나쁜 사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 전 누보와 유리를 데리고 황금 성배와 은목걸이의 표시를 따라 보물이 있는 쿰란 계곡으로 갔었고 드디어 어느 골짜기의 동굴을 찾아내었지요.

 

아쉽게도 기대하던 보물은 없었고 엉뚱한 항아리 3개만 들고 나왔는데, 오래 전 에세네파의 유명한 선생이 남긴 글에 의하면 항아리를 동시에 두드릴 때 나는 소리가 하늘의 소리라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고 들으면 좋기는 하지만 보물이 가득 찬 항아리였으면 더 좋을 뻔했어요.

 

혹시 보물이 많이 들어차 있으면 그렇게 맑고 고운 소리는 안 날지도 모르지만요.

 

누보와 유리는 쿰란 계곡을 다녀와서 결혼식을 올렸어요.

 

지금 넉 달 되었는데 유리의 배가 벌써 꽤 나왔어요. 쌍둥이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오빠가 걱정하고 있는 열성당 재정문제는 누보의 도움으로 아직 별 문제없이 넘어가고 있어요.

 

사마리아에 있는 누보의 집을 팔아서 모두 열성당에 넣었어요.

 

알고 보니 누보의 집이 성배의 보물이었어요! 호호.

 

그러니 예루살렘에 있는 율리우스라는 분의 은행에는 아직 찾아갈 필요는 없어요.

 

적어도 앞으로 1년은 버틸 수 있을 테고 설마 그 안에는 오빠가 돌아오겠지.>

 

바라바는 어린 소녀 시절부터 사라가 자신을 따르고 의지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1년 안에는 갈릴리에 꼭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서신이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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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빠가 만났던 산헤드린의 니고데모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고, 대신 열성당 출신의 아셀 단장이 후임으로 선출되었어요.

 

니고데모 님은 나사렛파의 집회 장소를 제공했고 그들을 경제적으로 후원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되어 재판을 받았는데 다행히 감옥에 가지는 않았어요.

 

어쩌면 다음에는 내가 아셀 단장의 후임으로 산헤드린 의원이 될 수도 있겠네요. 호호.

 

빌라도 총독이 바뀌고 헤롯왕이 떠났어도 유대 땅은 여전히 안나스 제사장 일파가 그대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어요.

 

요나단이 몇 년 대제사장을 하다가 다음에는 그의 동생인 안나스 2세가 고스란히 물려받겠지요.

 

참 대단한 가문이에요.

 

어떤 때는 우리가 유대교를 믿는 것은 좋은데, 정치와 경제까지 그들이 독점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로마에는 여러 신들이 있지만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사실은 오빠가 로마를 떠날 때 나는 속으로 눈물이 났어요.

 

따라가고 싶은데 말을 못 하니 슬프고 오빠가 원망스럽기도 했어요.

 

더구나 나에게 열성당을 맡기고 떠나니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사라의 선한 눈망울이 떠오른 바라바는 그녀에게 더욱 미안한 느낌이 들었.

 

<여하튼 여기는 그런대로 잘 유지되고 있고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아몬 님, 헤스론 님, 미사엘 님도 오빠에게 안부를 전했어요.

 

성전세 인하 문제가 잘 해결돼서 오빠가 하루속히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며 매일 기도하고 있는 사라를 가끔 생각해 주면 고맙겠어요.“

 

그럼 호란에게 안부 전해줘요. 오늘은 이만 쓸게요.

 

궁금하지 않게 자주 서신 주면 좋겠어요. 건강 조심하세요.

 

갈릴리에서 - 사라 드림

 

PS> 아버님도 잘 계세요. 내가 1주일에 한 번은 찾아뵙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사라의 서신을 다 읽으니 저절로 긴 한숨이 나오며 갈릴리 열성당 동지들의 모습이 하나씩 떠올랐다.

 

아스라한 먼 옛날 같았고 모두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옆에서 궁금한 얼굴로 마른침을 넘기고 있는 호란에게 서신을 넘겼고 그가 눈으로 빠르게 읽어나간 후 말했다.

 

황금 성배의 보물이 빈 항아리라니 놀랍네요.

 

글을 남긴 분이 에세네파의 하얀 옷의 의인 같은데 그분이 엉뚱한 말씀을 하실리는 없을 테고.

 

나중에 내가 가서 다시 확인해 봐야겠어요.”

 

바라바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루살렘에서는 나사렛파가 억압을 받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놀라운 속도로 교세를 넓히고 있으니까 예수 선생님의 제자들이 곧 로마에 올 수도 있겠어.

 

지난번 모임에 갔을 때 루포가 베드로 님께 연락한다고 했었지요.”

 

그동안 바라바와 호란은 루브리아를 따라 나사렛파의 모임에 한 번 참석했었다.

 

모임을 이끄는 유니아가 호란의 할아버지가 빌립 선생이라는 것을 알고 에세네파와 나사렛파가 꽤 닮은 부분이 많다는 언급을 하였다.

 

호란은 그날 루브리아와 인사한 후 제일 먼저 사라 님이 생각났다.

 

바라바 형님과 루브리아가 이미 장래를 약속한 것을 첫눈에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 오늘의 서신에서도 그녀의 안타까운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

 

사라 님이 열성당을 문제없이 잘 이끌고 있네요. 다행이에요.

 

우리도 모든 일들이 잘 진행되어서 1년 안에는 일단 유대 땅으로 돌아가면 좋겠어요.”

 

서신을 읽은 후 별말이 없는 바라바에게 호란이 고향 생각이 나는 듯 말했다.

 

그래, 나도 꼭 그럴 생각이야.

 

조만간 루브리아 님이 성전세 인하 문제를 새 황제께 부탁한다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

 

요즘 많이 바쁜 것 같아.”

 

, 그 일만 잘 풀리면 반 이상 성공하는 거지요.”

 

늦어도 다음 나사렛 모임에 나가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거야.

 

며칠 안 남았으니 기도하면서 기다려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