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바 486화 ★ 학습 문답 7문제
그날 오후 루브리아가 퇴근하니 유타나가 밝은 얼굴로 그녀가 들은 소식을 전했다.
“제가 오늘 오전에 나사렛 모임에 갔었는데 루포가 중앙 경찰서의 파곤 팀장에게 들었다며 바라바 님이 유대로 가는 배를 탄 것 같다고 해요.
고린도와 안디옥을 들려서 욥바 항구로 가는 배인데 근위대에서 강제로 태웠나봐요.”
루브리아의 가슴이 다시 희망으로 벅차오르며 얼굴빛이 환해졌다.
필로 선생의 동생이 본 사람이 바라바 님과 호란임에 틀림 없는 것이다.
“파곤 팀장이 근위대 친구에게 어렵게 알아 본 것인데 이런 일은 극비라며 입조심을 단단히 당부하더래요.
시민권이 없는 사람이 불법을 저질렀을 때 가장 가벼운 처벌이 본국으로 추방하는 건데 아마 그 조항을 적용한 것 같다고 해요.
그래도 그 정도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저는 더 큰 일이 있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요즘 아가씨 얼굴도 아주 안 좋으셨고요…
오늘 오랜만에 처음으로 좀 괜찮아 보이시네요.”
“응, 나도 조금 전 사무실에서 누가 비슷한 이야기를 해서 좀 안심했어.
백포도주도 한 잔 했는데 얼굴이 발갛지 않은가?”
“네, 괜찮으세요. 물을 타서 드셨나 보네요.
그리고 루포가 또 지난번 아가씨께서 궁금해하셨다면서 바울이라는 분에 대해 전해 드리라고 했어요.”
루브리아의 머리 속에서 구름 위로 올라가는 바라바 님의 환상이, 무역선을 타고 망망한 바다를 항해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바울 선생이 전도하시던 다마섹이란 도시는 나바테아 왕국의 지배하에 있는데 거기서 그분은 반대파의 모함을 받아 구금될 위기에 처했었나 봐요.
그래서 아레타스 4세의 경찰 감시망을 피해 광주리를 타고 성벽 밖으로 간신히 탈출했는데 막바로 아라비아로 피신한 듯해요.
아라비아 사막의 어디에 은거하고 계신지 아는 사람이 없는데 오래 계실 수는 없을 테니까 안디옥으로 나오시면 우리 조직이 알 수 있을 거라 했어요.”
유타나가 루포의 말을 열심히 전했지만 루브리아는 별로 관심이 없는 성싶었다.
바라바 님이 곰치의 밥이 되지 않은 것이 분명한 듯한데 아그리피나는 왜 그런 무서운 말을 했을까…
나를 놀리려 일부러 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그녀에게 찾아가 따져 물을 수도 없는 일이고 묻기도 무서웠다.
“그래서 그분과 연락이 되는대로 아가씨에게 알려드리고 만약 로마에 오신다면 꼭 만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루포가 약속했어요.”
루브리아가 별 대답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였고 유타나의 말이 계속되었다.
“음, 그리고 오늘 제가 나사렛 모임에서 학습시험을 봤어요.”
“학습시험이 뭔데?”
“나사렛 모임의 정식 회원으로 등록하려면 유대교의 역사와 나사렛파에 대한 일반 상식을 알아야 하고 간단한 시험을 봐야 해요.
오늘 제가 간신히 합격했어요.
반 이상 맞아야 하는데 아슬아슬했지요.
호호. 아가씨도 시험 보시려면 참고로 한 번 보세요.”
그녀가 내미는 두루마리 시험지를 쭉 펴보니 문제가 쓰여있었다.
“음, 그럼 나도 한 번 읽어볼까… 모두 7문제구나.
1)유대인의 조상은 아브라함인데 그의 고향은 어디인가?
1.메소포타미아 2.이집트 3.인도 4.가나안
이 문제는 쉽지 않은데 유타나는 어디라고 했나?”
“저는 이집트라고 했는데 틀렸어요.
모세와 착각했어요. 호호.”
“유대인들은 오래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넘어온 민족이니까 사실 로마보다는 중동 사람들과 가까운 인종이지.”
유타나가 오랜만에 명랑한 목소리로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
“2) 유대땅의 초대왕의 이름은?
1.다윗 2.사울 3.헤롯 4.알렉산더
”저는 또 틀렸어요. 다윗인 줄 알았어요.“
”사무엘 선지자가 처음에 사울을 왕으로 축복했었지.“
3)아브라함의 부인의 이름은?
1.사라 2.하갈 3.마리아 4.클레오파트라
이건 제가 맞추었지요.”
루브리아는 갈릴리에 있는 사라의 밝은 모습이 잠시 떠올랐으나 다음 문제로 시선을 옮겼다.
“4) 나사렛 예수님은 어디서 태어나셨나?
1.로마 2.예루살렘 3.나사렛 4.베들레헴”
이 문제는 함정 있어요. 나사렛이 아니고 베들레헴이더군요.”
루브리가 웃으며 다음 문제를 읽었다.
5)다음 중 예수님의 제자가 아닌 사람은
1.베드로 2. 세례요한 3.유다 4.마태
이 문제는 쉬웠지요. 세례요한은 예수님께 세례를 준 분이니까요.”
“유타나가 잘 알고 있네.
지금도 유대에는 세례요한을 따르는 제자들이 상당히 많은가 봐. 이제 두 문제 남았군.
6)예수님의 부활을 처음 알아 본 사람은?
1.빌라도 2.헤롯 3.막달라 마리아 4.가야바
“물론 마리아지요. 그분은 그 후에 아라비아 사막으로 가셨다고 들었어요.”
루브리아는 바울 선생도 아라비아 사막에 갔다는 말이 떠오르며 두 사람이 무언가 공통점이 있는 듯싶었다.
혹시 거기서 지금쯤 두 사람이 만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제 마지막 문제네. 이 문제를 맞추어서 시험을 통과했구나.
7)예수님은 언제 재림하시나?
1. 3년 내에 2. 제자들이 살아있을 때 3. 백년 내에 4. 모른다
어머, 나는 정답을 모르겠네.”
“저도 눈치로 맞혔어요. 처음에는 4번 모른다를 찍었다가 아무래도 그러면 너무 힘이 빠진 것 같아서 2번으로 바꿨지요.
”시험 통과를 축하해. 루포에게 신경 써줘서 고맙다고 전해주고….”
”네, 아가씨. 근데 정말 예수 선생님이 우리 생애에 다시 오시면 참 좋겠어요.
죽은 후에 무덤에서 깨어서 하늘로 올라가는 것보다 살아서 가는 게 더 편하겠지요. 호호.”